PROJECT1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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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DAY 33
흔히 말하는 하늘색은 파란색에 하얀색을 섞은 듯한 연한 파란색이다. 그런데 하늘을 보다 보면, 파랗게만 생각했던 하늘이 전혀 다른 색깔도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닫곤 한다. 특히 집에 가는 길에 저녁 하늘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방금 본 하늘과 5분 뒤, 20분 뒤의 하늘이 다르다. 푸른색과, 연한 주황빛 그리고 연한 회색도 아니고 연보라색도 연분홍색도 아닌 오묘한 색이 뒤섞여 있다. 또 어떤 때는 언제 파랬냐는 듯 붉게 변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일관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인데도, 하늘은 그 모든 색들이 본래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습이고, 매 순간 가장 자기답게 행동하는 것뿐이라는 듯 자연스럽게 빛을 바꾼다. 이런 생각이 들고 난 후에는 예전처럼..
2019.10.22 -
가을 가을 DAY 30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은 사진 잘 찍는 사람이 새삼 부럽다. 몇 번을 찍어도 실물 반도 못 찍어내니 아쉽기만 하다.
2019.10.19 -
뒷 산 - 도남매 이야기(1) DAY 12
나는 유독 동생과 친하다. 어린 시절 가장 함께한 시간이 많은 가족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싸울 때면 부모님이 종종 쓰는 방법들이 제법 효과가 좋았다. 얼마나 크게 싸우냐에 따라 다르지만 치고받고 싸울 때면 가끔 몽둥이보단 아파트 뒷산에 같이 올려 보내셨다. 우리는 잔머리 굴릴 생각 없이 정말 손잡고 올라갔다 온다. 은하 맨션 후문으로 나와 신호등만 건너면 바로 뒷산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있다. 처음 입구부터 한 2-30분 정도 오르막 길은 동생이 꼴도 보기 싫다. 손도 잡기 싫지만 순진하게도 엄마 아빠한테 들킬까 봐 잡고 올라간다. 그렇게 올라가다가 누구 하나 발이 미끄러지면 둘 다 놀라 괜찮냐고 묻는다. 또 산 바로 아랫마을 발바리가 목줄이 풀린 채 돌아다니다 우리 앞을 지나칠 때면 나와 동생은 바짝 긴..
2019.10.01 -
한마음 회관 DAY 11
지하 1층엔 수영장과 키즈카페같은 꽤 큰 실내 놀이터가 있다. 어릴 땐 이곳을 많이 찾았다. 엄마와 에너지 넘치는 삼남매가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곳. 우리는 뛰놀고 엄마는 앉아서 이모랑 수다를 떨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곳. 그리고 조금 더 컸을 땐 1층을 찾았다. CGV나 메가박스 같은 영화관은 아니지만, 영화 상영관이 있고, '동구랑'이라는 돈가스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었다. 돈가스라고 해봐야 학식으로 나올 법한 돈가스였지만 그때는 동구랑이 굉장히 핫플레이스였다. 그리고 조금 더 크면 4층의 3500원짜리 일일 독서실에서 시험공부를 하고, 3층의 중국집에서 1600원짜리 짜장면을 먹으며 점심을 떼운다. 그리고 아주 조~금 더 커서 썸남이 생기면 5층 풋살장에 가끔 구경갈 일이 생긴다. 한마음 회관..
2019.09.30 -
동네 한 바퀴 DAY 10
은하맨션 정문을 나서서 왼쪽으로 가면 행복스토어가 있다. 우리 뿐만아니라 동네 사람들 모두 이곳을 자주 찾는다. 같은 건물 2층엔 내가 다니던 피아노 학원이 있다. 그리고 행복스토어에서 조금 더 가면 퐁퐁(트램폴린)을 탈 수 있다. 한 15분 타는데 몇 백원 했던 것 같다. 퐁퐁 맞은 편에는 롤러스케이트를 탈 수있는 공터가 있다. 바닥이 맨들맨들해서 바퀴가 훨씬 부드럽게 굴러간다. 종종 이곳에서 롤러 블레이드를 타곤했다. 그리고 이곳 바로 앞엔 뻥튀기 아저씨가 뻥튀기를 튀긴다. 그 주변엔 고소한 냄새가 난다. 아저씨가 가끔 휘파람을 삐익- 불고나면 몇 초뒤에 뻥!!!!하고 소리가 난다. 그럼 주변 사람들이 다 뻥튀기 기계를 쳐다본다. 뻥튀기 찌꺼기를 먹으러 비둘기들이 이곳에 많이 모인다. 뻥튀기 아저씨가..
2019.09.29 -
지금 내가 사는 동네 (주말이니까요~;-D)DAY 9
오늘은 과거가 아닌 현재이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는 색이 다채롭다. 이곳에서 살게된 지는 5년정도 된 것 같다. 한참 대학교 과제에 찌들어 있을 때 이곳으로 이사했으니. 이곳은 내가 다니는 시간대엔 대게 이렇게 사람이 별로 없다. 예외적으로 매주 화요일은 분리수거 날인데 그때는 아침 일찍부터 출근시간 전까지 모든 아파트 주민들이 각자 어디서 마련해 온 카트에 분리수거 쓰레기들을 한가득 실어 와 팅팅 부은 눈으로 분리수거를 한다. 매주 목요일은 장날이다, 그 때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북적북적하다. 이름은 모르지만, 벚꽃이 질 때쯤 되면 나무에 눈이 쌓인 것처럼 꽃이 핀다. 놀이터 앞 구름 사다리에는 5월에 장미가 만개한다. 원래 꽃은 줘도 잘 안챙겨 올 정도로 별로 안 좋아했는데 한 살 두 살 나이가..
2019.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