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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77
어떤 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만 유효하다. 기간이 지나고 나면 그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박탈되거나, 그 말의 무게가 소실되거나, 그 말을 들어야 했던 대상을 영영 잃어 영원히 전하지 못할 마음으로 남는다. 그렇게 전하지 못한 마음은, 제 때 전하지 않은 사람의 몫이다. 한 번 생겨난 마음은 표현되지 못했기에 끝나지도 못한다. 오래도록 무겁고 미묘한 감정을 낳는다.
2019.12.05 -
DAY 76
관찰은 사랑을 만들어내곤 한다. 묘사하게 되고, 자꾸 질문하게 되며 이해하고 인내하게 한다. 행여나 이런 과정에서 대상의 낯섦을 발견하면 손 쓸 새도 없이 마음 깊숙이 빨려 들어온다. 사랑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일단 멈추어 자세히 들여다보자. 그다음 질문을 던져 더 자세히 이해하자. 대상이 자신이든 타인이든 물건이든 간에, 이미 그에 대한 마음은 달라져있을 것이다.
2019.12.04 -
DAY 75
그래서, 지금 가을이야 겨울이야?
2019.12.03 -
DAY 74
꼬마 단풍 나무
2019.12.02 -
DAY 73
겨울 비는 무겁다. 이맘때 비가 내리면 물먹은 흙처럼 몸이 무겁게 흘러내린다. 나뭇가지에 간신히 메달려있던 잎새들도 끝내 겨울 비와 함께 무겁게 떨어진다.
2019.12.01 -
DAY69
얼마 전부터 나무들은 알록달록한 나뭇잎의 빛깔을 거두어 들이더니 더이상 거둘 것이 없자 털어내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바위들도 겨울 바람에 대항할 준비를 하는지 맨들맨들하던 모습을 감춘다. 겨울이 오는 속도에 맞춰 풍경의 채도가 낮아진다. 동네를 가득 채우는 숨들이 겨울을 준비한다.
2019.11.27